한국정부 '해외 한인 우수식당 인증제' 추진···'가뜩이나 어려운때 부담만'
한국 정부가 한식 세계화의 일환으로 추진 중이 '해외 우수식당 인증제'가 한인 요식업계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24일 열린 '우수 한식당 인증제 운영모델 설명회'에 참석한 요식업계 관계자들은 "해외 시장에 대한 정확한 파악 및 이해없이 접근하고 있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식당을 고급 전문 대중 등 3가지로 분류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컸다. 유형별 구분이라고 하지만 자칫 등급제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한 식당 업주는 "취지와 제도는 알겠으나 고급 전문 대중이라는 표현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이를 등급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누구는 해주고 누구는 안해주고에 대한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해외 한식당 모두가 한식 세계화에 일조하고 있는데 몇몇 인증 식당에만 지원한다는 것은 차별"이라고 꼬집었다. 한인 요식업계는 인증을 받지 못하거나 영세한 식당들은 운영이 어려워져 결국 존립에까지 위협받는 상황과 인증을 받은 식당과 그렇지 못한 식당 간에 위화감이 조성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또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 감소와 보건당국의 잦은 위생검열로 발목이 붙잡히는 상황에서 인증을 위한 실사가 가중된다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 정부의 식당 인증 평가기준을 살펴보면 최근 2년간 현지 위생법 준수 한식 메뉴 70% 이상 취급 한국산 식자재 사용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한인 식당 중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인증 기준과 조건을 맞출 수 있는 곳이 몇 곳이나 되겠냐는 지적이다. 한 식당 관계자는 "한국산 식자재를 사용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한식이 아니란 말인가"라며 "해외는 물론 한국에서도 미국 중국 등에서 생산된 자재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한국산을 고집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자금 등 한국 정부의 지원 등 인증 식당에 대한 혜택 부분이 대부분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에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한 참석자는 "현지 실정이 배제된 밀어부치기식 인상을 받았다"며 "현지 요식업계의 공감과 지지를 얻지 못하면 인증제는 결국 외면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남가주한인요식협회 이기영 회장은 "인증보다는 각 지역에 한식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시설이나 한식과 조리과정을 눈으로 보고 직접 체험하도록 하는 홍보관 같은 중심 역할을 하는 센터 설립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식당 인증제를 활용하면 자금 및 홍보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또 인증을 받지 않더라도 식당 스스로 재정비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식 전문인력 양성 및 인증 제도를 만드는데 참여한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김태희 교수는 "확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 수정 중"이라며 "현지 요식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파악하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설명회를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희 기자